잔뜩 흐렸던 하루가 가고 흐림위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벌써 12월도 중순으로 접어들고 정말 올해도
얼마 안남았구나.
벌써 12월도 반절이나 지나가고 있는데
현관앞 우리집 게으름장이 일력은 아직도 11월 28일에 멈춰있다.
온집안 식구들이 하루에도 몇번씩 현관을 들락날락 하면서도
일력을 결국은 게으름쟁이를 만들고 만것이다.
아침이면 아버님은 화장실 다녀 오셔서는 항상~
지나버린 어제 날짜를 뜯어내고 오늘날짜를 잠깐씩 바라보고
계시곤 하셨는데...
지나버린 날을 뜯어 내면서~ 다가온 오늘 날짜를 바라보면서
아버님은 아마도 지난 어제의 무사함에 감사하며
무사한 오늘을 기원하지 않으셨을까..싶으다.
해마다 이맘때면 요즘은 흔치 않은 일력을 구하기 위해
애쓰셨었는데..
올해는 벌써 새달력이 들어오고 다이러리도 새걸로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일력은 아버님이 찾지 않으니~ 구할까..의문이다.
날마다 날마다..한장씩 한장씩 뜯어내는 그것도
성실히 못하면서...
참~ 뭐든 꾸준히 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한 일주일은 신경써서 뜯어냈는데..
지금은 20여일이 지난 날짜를 아직도 뜯어내지
못한 일력에..
주인잃은 쓸쓸함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