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흐릴것만 같던 하늘엔
어느새 달이 휘엉청 밝다.
막둥이넘까지
저녁 챙겨주는 임무를 마치고
뜨듯한 물속에 풍덩 하고 싶어
들어가 앉았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여..이시간에..
싶으면서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둘째 동서와 이뿐이 조카 딸~
낼 큰 아이 시험 보는거 잊었다가 이제야
알았다며
10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 찾아 온거..
우리야 고맙기는 하지만...
내가 보기엔 왕 초보인 동서가
이 늦은 시간에 운전하고
여기까지 왔다는게
고맙기 보다는 걱정스러웠다.
서둘러...
차 한잔 주고...
어서 가라고 등 떠밀어 보냈다.
참 따듯한 사람이다.
동서는..
동서 덕에...
하루종일 보이지 않던
맑은 밤 하늘도 보고...
달빛도 보고...
젖은 머리에 고드름이
얼 것처럼 ㅎㅎ 춥긴 했지만..
마음은 정말이지
따듯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