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바람 끝 차가웠던 오늘

그냥. . 2025. 3. 17. 22:10

멀지 않은 곳에 복수초 군락지가 있는 줄 몰랐다.

묵직하게 내려앉은 오후 

꽃구경 안 가실래요~라는 동네 모모여사들의 전화에

반갑게 화답하고 따라나선 꽃구경..

우와..

이렇게 예쁘게 피었다니...

이렇게 많은 복수초를 보기는 처음인 듯싶다.

서너 포기 땅에 바짝 붙어 햇살을 사랑해서 햇살을 닮아가는지

노랗게 피어있는 복수초가 이렇게나 예쁘구나 싶다.

봄이어서 더 예쁜..

봄이어서 더 반가운 복수초..

하늘하늘 꽃잎 하나하나가 햇살을 닮은 듯하다.

반짝 피어오른 꽃송이가 내일 그리고 모레 추위에 놀라지 않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봄이라고 노란 별처럼 햇살처럼 반짝이는 꽃이

너무너무 기특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니..

저 보랏빛 꽃은 얼레지란다.

처음 봤다.

인디언 앵초처럼 생겼다 싶었는 자세히 보니 정말 다르네

꽃망울이 마치 촛대처럼 아니 촛불 같아

봉긋한 둥근 타윈형의 기둥..

모모여사들 덕분에 꽃도 보고 바람도 쐬고 좋더라고..

하늘은 또 왜 그렇게 이쁜지...

바람이 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꽃은 피고 봄은 온다..

이제 곧 목련도 피겠지....

참 기분 좋은 오후 시간이었다.

덕분에...

 

멍뭉이 예방주사 맞으러 갔다가 간식을 사 들고 나왔다.

일 년에 한두 번 먹는 병원에서 파는 간식..

주사 맞고 좀 삐져 있는 것 같아서

새로 구입한 간식 꺼내 내밀었더니

냄새만 킁킁 맞고 안 먹는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사면서도 안 먹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하면서 다시 내미니 고개를 돌려 버린다.

그걸 보던 남편이 내 손바닥에 있는 간식을 집어 멍뭉이한테

내미니 냉큼 받아먹는다. ㅎ..

나한테 삐진 거다.

병원 데려갔다고..

남편이 주는 간식은 먹고, 내가 주는 간식은 안 먹고..

야 멍뭉! 너 건강하라고 주사 맞은 거야.

간식도 내 돈으로 샀거든~ 

우리 집 멍뭉이는 잘 삐진다. 나 닮아서~

 

엄마 집에서 들고 온 압력밥솥을 고쳐왔다.

구입한 지 3~4년 밖에 안 되었는데

병원은 벌써 오늘 말고 세 번은 다녀온 것 같다.

그래도 남동생이 엄마 좋은 것 쓰시라고 비싼 거 사준 거라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고쳐 왔는데..

내솥에 약간의 스크레치가 있어서 다시 살까..하고 알아봤더니

얼토당토않은 가격이다...ㅠ.ㅠ

전기압렵밥솥 가격의 절반 수준...ㅎ..

어이없다는 생각..

이러니 뭐 고장 나거나 그러면 고칠 생각 안 하고

버리고 새로 구입할 생각부터 하지.. 싶다.

너무 멀쩡한데 내솥에 있는 작은 긁힘이 신경이 좀 쓰인다.

어디 내솥만 동네 중고마켓에 알아볼까 싶다.

나도 고장 나면 통째로 버리지 내솥은 따로 빼놓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그게 통으로 버리는 게 대수는 아닌 것 같아...

어쨌건 고쳐와서 밥 해 보니 잘 되네..

또 고장 나면 얄짤 없이 폐기물이 되는 거야. 너는..

벌서 네 번이나 병원 다녀왔으면 정신 차리고 건강해라~

ㅎ..

나한테 하는 소리 같아 쫌 찔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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