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청소기를 마악 돌리려는데..

그냥. . 2010. 8. 28. 15:05

청소기를 마악 돌리기 시작하는데

'여보아~ 마누라아아..'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왜?'

'면도칼 어딧냐?'

'화장대 두번째 서랍 열어봐 거기 왼쪽 파란색 상자 옆에 있어.'

다시 청소기를 돌리려는데..

'없어~' 한다.

'왜 없어. 거기다 두고 맨날 쓰는데.'

'없다니까~'

들고있던 청소기를 내려놓고 서랍안을 둘러보니 파란색 상자옆엔 없고

작은 바구니 통에 꽂혀 있는게 보인다.

'여기 있구만~ 왜?'

'이것 좀 지워야지. 챙피해서~'

'왜. 해달랄 때는 언제고.. 그거 칼로 안돼 아세톤으로 지워야지.'

'지워줘'

'당신이 지워. 나 청소기 돌려야 혀.'

'어떻게 지우는 줄 모른단 말야. 지워 봐. 하며 발가락을 들이 민다.'

며칠전  발톱에 메니큐어를 바르고 있는데 자기도 발라달라고 발을 내밀어서

발라줬었다. 오늘 생각없이 슬리퍼 신고 나갔다가. ㅎ....누군가에게

놀림?을 받고 들어온 모양이다.

'화장솜이 떨어졌어. 그냥 며칠만 그러고 다녀. 화장솜 사다가 지워줄께.'

'안돼. 빨랑 지워.'

탈지면을 찾아도, 없고, 칼로 벗겨보려고 해도 쉽게 벗겨지지 않는다.

자꾸 벗겨달라고 보채는 아이같은 남편을 모른체 할수도 없고 해서

못쓰는 수건 귀퉁이 잘라다가 아세톤으로 지워주니 좋단다.

ㅎ..

그러게 누가 생전 관심도 없던 메니큐어 칠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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