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이렇게도 좋은 봄날에

그냥. . 2025. 3. 19. 13:31

커피가 맛있다.

아침에 그렇게 맛없어서 몇 모금 넘기기도 힘들던 

커피가

식탁 위에 그대로 올려져 있다가 

향은 날려 버리고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 돌리고, 따듯한 물 반컵 추가하고

설탕 한 작은 술

먼지 세 큰 술 섞어 잘 저어 마셨더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맛없는 날의 커피는 그렇게 많은 것들이 모자란다는 의미 었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커피 맛없네 맛없네 만 했었다.

이렇게 맛난 커피가 그렇게도 맛없을 수 있다는 걸 

나는 요즘 자주 느낀다.

그렇게도 너 없인 못살아~ 하고 안달 나 있었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커피 맛없는 날은

뭔가 찌뿌둥한 날~

그 기분 좋지 않은 기운이 반나절을 넘기지 않음에

오늘은 감사하다.

동서 전화 덕분이다.

등에 얹히고 명치에 얹힌 아침밥 몇 숟가락이 무거워

커피도 밀어 넣지 못하고 이불속으로 들어가 

폰이나 뒤척이고 있는데 동서가 전화가 왔다.

조카가 예쁜 아이를 낳았다고~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

그 오묘하고 기쁘고 행복한 기분이 새삼 부럽고 

또 행복하더라고..

이 집안에 첫아기 아닌가 말이다.

아직 직접 만나지 못해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동서..

그럼에도 목소리가 들떠 있음이 느껴진다.

얼마나 곱고 예쁘고 귀하게 대할지 느껴지는 목소리..

너무너무 좋은 계절 아닌가....

모든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하는 이봄..

축하금을 조금 보냈다.

이 좋은 날 기쁜 일에 작은 꽃송이 하나 보테는 것 같아 기분 좋다는

메세지와 함께~

건강하게 건강한 아이가 세상에 빛 아래에 나왔다니

내 얹힌 속내도 눈치 차리고 내려갔다는~ 

한동안 기분이 묘호 할 것 같다.

내 손주도 아닌데...

너무 좋은 건..

나도 이 집안사람이라는 증거겠지.

태어나서 가장 오래 가장 깊게 가장 치열하게 살아온

이 집안의 일원..

아이 이름은 뭘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행복한 궁금함...

동서 기분이 새삼 더 섬세하게 알고 싶네....

아직 실감이 안 난다고 하는데 그게 정답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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