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징글한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드디어 내 폰님께서 더위를 잡수셨다.
배고프시지 않게 꼬로록 소리 나기전에 늘 빵빵하게
채워 드렸건만
그것으로 부족하셨는지
그럼 차라리 꼬로록..나 배고파~ 투정이라도 부리시지
겁없이 더위럴 덥썩 집어삼키시다니...
이런....
집안에서 한번씩 폰이 터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된건
막둥이넘이 불퉁거리며 집전화로 전화해서는 왜 전화 안받냐고
툴툴거리던날 알았다.
폰은 내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폰벨은 분명 울리지 않았고..
부재중전화도 찍히지 않았다는 것을 요상하게 생각했는데
그런일이 몇번 반복되고 보니 가끔 폰님께도 일하기 싫으신가부다..하고 말았는데
드디어 더위를 드신것이다.
폰은 종일 책꽂이 위에 차열쇠랑 같이 얌전히 놓여 있었다.
그러다가 저녁 열시쯤 아들넘들 마중나가려고 폰과 차키를 들고 거실 쇼파에서
티비를 보면서 시간을 제고 있는데
띠리리 띠띠. 띠리리리....대여섯번이 연달아 울린다.
뭔 문자가 이렇게나 많이와?
혹시 올케한테 또 뭔일 있나? 싶어 서둘러 열어보니
낮 열두시 몇분이라고 찍힌 문자부터
세시쯤 작은넘 독서실 입실했다는 문자, 중간중간 스팸문자에
여덟시반 아들넘 독서실 퇴실했다는 문자에
밤 아홉시 '귀뚜리소리가 외롭다...전화 안되네..'하는 문자까지..
ㅎ.....
책꽂이에 문제 있을리 없고,
그동안 별문제 없던 방에 문제 있을리도 없고...
분명 폰님께서 더위를 드셨다가 밤 열시가 너머가니 제정신 차린게 분명하다.
'귀뚜리소리가 외롭다...'에 답문 보내지 않았는데...
이제라도 보내봐야겠다.
필요할때 전화받아주지 못한 미안함을 듬뿍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