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너무 자주와서 끕끕한날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더위는 한풀 꺾인듯 시원해서 좋기도 하다.
빗물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
아니..이제 끝인가벼..그런 생각이 들었다.
살랑 살랑 산들바람은 불어대고,
천변에 물은 얼마나 불어났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남편이
산책가자 그래서 나왔다.
구름만 믿고 핫팬츠에 반소매티셔츠. 거기다 운동화~
울집남자 바지가 너무 짧지 않느냐고 잔소리 하지만
뭐 어때에~~ 우기고..ㅎ
그래도 흐림속에 숨어있을지 모르는 자외선은 신경쓰여 챙이 넓은 모자 하나
눌러쓰는걸 잊지 않았다.
걸음걸음 따라붙는 습함이 끈적끈적하기는 했지만
간만의 산책이 즐겁기만 했다.
빗물에 치여 시들고 이쳐버린 이름을 알수없는 풀꽃들을 안쓰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엄청난 속도로 흘려가는 강물은 누우런 흙탕물이다.
여긴 그래도 오후엔 좀 잠잠했는데 저 윗동네는 아니였던듯
불어난 물속에 천변쪽으로의 논에 벼들은 끝자락도 보이지 않아
처음부터 물이 전부였던듯 그렇게 누런 물만 흐르고 있다.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맞기고 둥둥 떠가는듯한 조그만한 오리 한마리가
계단식으로 떨어지는곳까지 밀려가면 어쩌나.....걱정하는 내 마음 알았는지
물을 거슬러 옆쪽으로 옆쪽으로 피해 몸을 사리고 있다.
저 어리고 작은것이 어떻게 저렇게 거친 물살을 거스를수 있을까...신기하기만 했다.
제법 시원해진 바람..
하늘에 구름이 모이는듯 했지만..
혹시 이러다 빗물 폭탄을 맞는거 아닌지 몰라..싶기는 했지만
우리집 남자랑 나랑은 간만의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기로 하고 집하고 반댓방향으로
더 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쯤 걸었을까....남편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다.
집에 찾아온 모양인데 집에 없어 전화 했다고..
30여분 거리밖에 안되는 우리집엔 지금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고..
뭔소리여. 여긴 비 안오는데....하면서 남편이랑 한참 통화를 끝내고
가던길을 되돌아 걸어오기를 열발자국쯤..빗물이 우두두두둑 쏟아지기 시작한다.
남편 친구가 마중 나오고 있다는 말에 나무 밑에 서서 잠시 큰비를 피하고 있었다.
나무가 이렇게 우산이 되어주기도 하는구나..
비오는데 나뭇가지에 쉬고 있는 새들은 비에 젖지 않나...궁금했는데
나무가 꾀 괜찮은 비가림이라는걸 알았다.
서둘러 와준 남편 친구 덕분에 비 몇방울 옷을 적시는걸로 끝내고 집에 돌아올수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비폭탄을 즐길수도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새끼발가락 발톱만큼 남았다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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