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꿀물~

그냥. . 2010. 8. 16. 21:58

언젠가 선물로 들어온 한봉을 체에 받혀 내리고는

벌집 사이사이 숨어서 나오지 않는 꿀들이 아까워

냄비에 체를 걸고 뜨기운 김을 올려 꿀이 흘러나오게 해서

꿀물을 작은 설탕병으로 한병 만들어 놓았다.

맛은 모르겠는데 색깔만큼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꿀차라고 해도

하나도 손색 없을만치 그윽했다.

살짝 뚜껑을 올려놓고 식혀 냉장고에 넣었다가 우리집 남자

술한잔 하고 온날 시원하게 한잔씩 내어주어야지 맘먹었다.

 

오늘 밤

우리집 남자 요즘엔 착해져서 ㅎ...

내가 전화를 하면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30분 안에

집에 돌아온다.

그때를 잘 맞춰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열이면 예닐곱번은 돌아와주는 남편이기에 요즘엔

밖에서 술한잔 한다해도 별 걱정이 안된다.

비는 주룩주룩이고.....

'비 많이 오는구만..너무 늦지 마세요~' 하고 문자를 보냈다.

묵묵부답....

그러고 한시간반쯤 지나 전화를 했다. 안받는다.

안받으면...좀 취했거나...아님 벨소리를 못듣거나..둘중에 하나..

그러나부다 하고 빗소리 들으며 책장을 넘기기를 30여분..

'엄마~ 아빠 오셨어.' 큰넘이 나를 부른다.

기분좋게 취하신 우리집 남자 아들넘하고 몇마다 주고받고 하길래

시원한 꿀물이나 한잔 줘야지......했다.

냉커피를 마시기에 그만이 목이 기인 유리컵을 놓고..

씽크대 한쪽에 놓았던 꿀물병을 들어올리는데 쨍그랑~~

김빠지라고 뚜겅을 살짝 올려놓은것을 까먹고 들어올렸더니

꿀물병이 엎질러지면서 유리컵은 깨지고....꿀물은 반 이상 씽크대며

바닥으로 쏟아져 버렀다.

닦고 닦고 또 닦고...

그 끈끈함을 없애기가 만만찮아 아깝다는 생각보다 덜렁대는 내자신이

휴우...한숨만 나오게 하고...

포드득 소리나가 닦아내고 컴앞에 앉았는에

우연이 손이 간 발등이 끈적끈적...

방바닥과 싱크대 닦을줄만 알고 발바닥만 열심히 닦았지

내 발등에 떨어진건 생각도 못했다는 사실이..ㅎ..

피식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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