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좋은 사람이라고...
길게 고민하는 법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고..
결단력도 좋고 포기도 빠르고 추진력도 있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살이 찌는거라고..
우리집 남자를 누군가에게 말해야 할때 즐겨 사용했던 말들이다.
성격 좋은사람..
그래서 고민이나 외로움이나 쓸쓸함 같은것은 없을것 같은 사람........
잘 웃고,
찾는사람도 무진장 많고,
전화통이 수시로 울려대고...
집안일보다 넘일에 더 바쁜 사람...
내가 화를내면 다아 받아주는 사람
그러다 아니다 싶으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
뒷끝이라곤 없어서 금방 햇살처럼 웃는 사람..
우리집남자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성격좋고 사람 좋아하는 사람..
그랬다.
새벽...
빗소리가 여전히 주룩주룩 들리고...
아직 어둠이 다 가시지 않아 뒤척이며 일어날까 말까를 망설이고 있는데..
'비오는데 조금 더 자라..'한다.
'몇신데...그래도 돼?'
'어...4시 반..조금 더 자..이따가 깨울께 ' 한다.
다시 꿈속으로 빠져들려는 순간....
'나...있잖어..' 한다.
'어? 뭐?' 말꼬리를 흐리는 사람이 절대 아닌데..
'왜? 무슨 일 있어?'
'아니..그냥..가끔 왜 이러고 사나...싶은 생각이 든다.'
'왜?'
'모르겠어. 우울증인가..'
'우울증은 무슨... 다들 그런생각 하고 살아. 당신이 성격이 좋아서
그동안 못느끼고 살았는지 모르지만..'
'다들 그럴까?'
'그럼....왜 이러고 사나..이러고 살아서 뭐하나...싶은 생각...
초라한것 같고, 뒤처지는거 같고...그런거 말하는거지.'
'어........'
'곧 괜찮아질꺼야. 그러니까.....뭔가 열심히 할수 있는 취미 같은거
찾아봐'
'같이 할수 있는거면 좋겠다.'
'좋지...'
놀랬다.
표현하지는 않고 태연한척 받아주기는 했지만..
하루종일 남편의 눈치를 살피는 날이였다.
이남자에게 무슨 심정적 변화가 생긴걸까..
금새 괜찮아지긴 했지만..
아이들에게만 정신 팔리지 말고 우리집 남자도 좀 더 살뜰히 살펴야겠다..싶다.
난..
잘
모르겠다.
그치만...
내 옆지기가 우울해한다면 나조차도 우울해질것 같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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