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큰넘이..

그냥. . 2010. 9. 6. 15:31

큰넘이 전자사전을 아쉬워 하기 시작한지 몇주쯤 된것 같다.

사실 속으로야 진작부터 부러웠을지도 모른다.

우리집에 있는 전자사전 그넘은 작은넘이 전교 몇등안에 들면 사달라 졸라대서

작년에 샀었다.

그래서 그런가.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막둥이꺼~ 가 되어 있었다.

큰넘은 공부에 관심 없어 했고, 물론 학교에 전자기기 자체를 가지고 다닐 수 없으니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야 자존심도 상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랬을것이다.

그러다가 공부가 좀 하고 싶어졌는지....

작은넘한테 전자사전 이야기를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작은넘이 날마다 몇개씩 단어도 외워야 하고 공부도 해야하고 어쩌고 저꺼고....하는 말을

듣는데 큰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불쑥 들었다.

이건 아닌데...

그래도 형인데....

그렇다고 전자사전 그넘이 한두푼 하는것도 아니고...집에 하나만 있으면 될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것 같고..

이젠 학교 가지고 다니면서 공부할수 있다고 하니..

열심히하는 모습 보이면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며칠? 몇주? 암튼 시간이 흘렀다.

'아들~ 전자사전 필요하지~'

'어..있음 좋겠어.'

'근데...있잖아. 아들아..엄마가 속이 좁아서 말야. 전자사전 사줬는데

니가 공부하는 모습이 안보이면 엄마 잔소리가 늘어날지도 모르는데.....'

'알았어. 열심히 할께.'

좀 저렴한걸로 사야지...생각했다.

그냥 전자사전 기능만 있는것으로 사야지. 다른 기능 있어 좋을것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사실 열심히 할까...싶은 그런 마음도 좀 있었다.

근데 문득 드는 생각...

일부러 그런건 아니지만..

욕심 많은 작은넘은 휴대폰도 엠피스리도 큰넘것보다 좋다.

나는 똑같은 돈을 주었지만 작은넘은 지 돈이라도 보태 좋은것을 가지고 싶어한 덕에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큰넘은 전화는 통화 잘되고 사진 잘찍히면 된다고 생각하고

엠피는 노래 저장 잘되고 잘 나오면 된다고 생각하는 넘이다.

그러니.....실질적이고 현실적인것은 큰넘이여서 믿음이 가는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렇다해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 있었던게 사실인데

전자사전까지 동생것하고 차이가 난다면....어떨까...싶어

똑같은걸루 샀다.

작은넘것하고 색상만 다른걸루다가..

그러고나니 무거운 짐 내려 놓은듯 마음이 홀가분 하다.

얼마나 좋아할까.....아들넘 표정을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행복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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