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251

오늘은..

피곤함이 밀물처럼 밀려든다는 표현이 딱 맞는 저녁이다. 회식 다녀와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 남편의 말들을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안 주무시나...벌써 꿈나라 갈 시간 넘었는데 생각하다가 후딱 일기나 쓰고 누워야지 싶은 마음에 일기 쓰고 올께...하고 나왔다. 이 말은 남편에게 하는 말이고, 멍뭉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안 그럼 울 멍뭉이 선잠 주무시며 기다리다 찾으러 다니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야구는 엘지가 이겼다. 언니는 케이티 팬이고, 동생은 엘지 사원이고~~ 난 누가 이겨도 좋아 좋아~ 했는데 엘지가 이겼네 왠지 기분이 더 좋네~ 흐흐흐.. 29년만의 우숭이라고 그래서 그런가.. 내 동생에게도 콩고물 같은 거라도 좀 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 오늘은.. 그동인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 ..

브리오쉬

서리가 내리고 물이 얼었는데도 이 아이는 멀쩡하다. 추명국..그래서 니가 추명국이구나.. 따듯한 커피 한잔 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며칠 만에 노트북을 앞에 두고 앉아 보는지 앞에 일기 글 날짜를 확인해 봐야 알 것 같다. 새들이 지저귀는 오전 지난 비와 바람에 하늘만 이고 있을 것 같았던 느티나무엔 아직 나뭇잎이 많다. 하늘보다는 나뭇잎이 더 많은 것이 신기하다. 연약해 보여도 제 떠날 때를 알고 있는 모양이다. 아직은 아니라고 온 힘을 다해 버텨낸걸까? ㅎ 지난 나흘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작은아이 차가 출고 되어 마당에 들어와 앉았고, 큰아이가 드론 배운다고 한 달 가까이를 바쁘게 살더니 장염 걸려 집으로 와서 사흘을 쉬었다 어제 갔다. 우리 아이들은 한창 젊은 나이인데 면역력이 좀 약한 것 같아..

오늘은..

우리 멍뭉이의 귀여움은 끝이 없다. 눈 땡글 코 반짝 입 새초롬~ 털 복실~~ 멍뭉이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음 니 이쁨이 내겐 큰 위로다 싶다. 오늘 받아야 할 교육이 있다고 해서 50분씩 4시간 교육을 받으면서 교육장에서 찍어서 만들어 준 카드 속의 나는.. 흐... 범죄자 형이다. 왜 사진을 이렇게 찍었어! 우리 이쁜 마누라를~하는 남편의 빈말에 생긴 대로 나왔겠지.. 했더니 사진을 영 엉터리로 찍었구먼 이넘들이 기술이 없어.. 한다. 흐흐흐... 마누라 못난 것 다 알면서 사진이 못나게 나오기는 한 모양이다. 4시간 교육에 내 목소리는 피곤하시다고 저... 목젖 밑 어디메로 숨어 버리고 싶은 건지 쉐쒜 소리를 내며 쉰 소리를 낸다. 열감이 느껴지는 얼굴이 하도 하찮스러워서 체온을 제보니 37.4 뭐..

추워졌다.

폭우 소리인가 싶어 창문을 열었다가 거침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움찔 놀라며 창문을 닫았다. 뭔 바람이 저리도 성이 났는지 알 수가 없다. 세상 모든 걸 쓸어 버릴 것 같다. 가을 몰아내고 겨울 들일 모양이다. 반쯤 하늘빛으로 채워진 느티나무 가지 사이마다에는 내일 아침이면 하늘이 더 많이 걸려 있겠구나 싶다. 아침 일찍.. 일곱 시가 쫌 넘은 시간.. 폭우가 바람에 춤을 추고 있는데 옆옆집 혼자 사시는 아주머니네 차가 들어선다. 딸인가.. 했다. 멍뭉이랑 현관 앞에 앉아 비 구경을 하는데 또 한대의 차가 들어오길래 이 아침에 뭔 일 있나? 싶었다. 한참을 뻑뻑한 큰 대문 여느라 끙끙 거리는 여자를 보고.. 딸이려니 하며.. 왜 진짜로 무슨 일 있나.. 그렇게 세월에 뻑뻑해진 큰 대문을 열어젖히고 처..

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많이 분다 바람 소리만 쓰아 스아 들리는데 안이 밝으니 밖이 보이지 않아 안에 등을 소등하고 스텐드에 불빛을 밝혀 밝기를 낮추니 가로등 아래 바람에 속닥이는 나무가 보인다 낙엽이 낮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날리겠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저 바람에 수다스러운 나뭇잎만 보일. 뿐 어쩌면 내일 아침엔 앙상하니 하늘을 더 많이 걸고 있는 나무를 볼 것만 같다 가을 밤바람에 나뭇잎들의 수다에 쫑긋 귀를 기울여도 수다스러움 보다는 스산함이 크다

흐린 허공에 낙엽이 날린다.

급히 뜨개질하던 손을 멈추고 따듯한 믹스커피 한잔 만들려고 포트에 물을 올리고 노트북을 살려놓고... 시린 발가락을 위해 양말을 신고 믹스커피를 물에 풀어 자리에 앉았다. 뜨개질이나 하면서 창밖이나 보면서 해야지 했는데 바람에 낙엽이 나비처럼 날리고 있었던 거다. 조금만 늦으면 잠시 한눈 팔다 바라보면 저 마르고 바스락 거리는 잎들이 금세 다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조급함은 무엇인지 나도 모를 일이다 .뜨개질은 아무래도 창밖에 시선을 오래 둘 수 없으니.. 오디오 북보다는 잔잔한 영웅이 노래가 흐르게 하고 사실은 원두커피보다 더 좋아하고 정이 가는 믹스 커피를 만든 건 그냥... 지는 낙엽에 대한 나만의 격식을 갖춘 예의 같은 거랄까? 흐린 날... 비 온다 해서 아들에게 가는 일정을 미루었는데 비도 안 ..

귀여워

넥카라를 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들어야는데 귀엽다고 카메라먼저 들이대는 엄마를 저 멍뭉이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멍뭉이가 이해하거나 말거나 그건 다음 문제고 귀여운 것을 어째.. 얌전히 하고 있는 착한 멍뭉이.. 집 비우는 일들이 많아지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아이가 발을 할짝이기 시작했고, 야단치면 안하다가 그 야단이라는 것이 내 눈에 보이면 가능한데 집에 없는 날이면 어쩔 수 없는 일이 되고 마니.. 그렇게 습진이 오셨고, 병원에 다녀오셨다. 못 할게 하세요~ 하는데 저 방법밖에는.. 잘하고 돌아다니더니 졸리니 풀어달라고 난리 난리.. 아무래도 자야 하는데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약 바르고 살짝 붕대를 감아주었더니 바로 꿈나라 행이더라는..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쓰리..

바람에게서 가을 소리가 난다.

(어느새 중년 느낌의 내동생이 가을 속에 앉아서 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가로등 불빛만 은은하게 내려앉고 있는 골목에서 낙엽 바스르르르 구르는 소리가 난다. 어제보다 많이 앙상해진 느티나무 가지를 보니 오늘 하루도 제법 많은 낙엽들이 흩날렸구나 싶다. 낙엽이 지는 건.. 꽃잎이 지는 거하고는 또 다른 뭔가가 있어서 자꾸 들여다 보게 되는데 이 깊은 밤에는 보이지 않는 것인지 낙엽도 쉬어 가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이슬이 무거우면 아마도 새벽녘에는 더 많은 낙엽비가 내리겠지. 그나저나 내일부터는 가을비 소식이 있어서 작은아이 집에 가기로 했던 일정이 미루어지기는 했지만 비는 기다려진다. 가을비는 또 가을비 나름의 느낌이 있으니까.... 문상 다녀온 우리 집 남자 이야기가 언니 통화했냐? 처형 전화 왔더라..

저 멀리

저 멀리 불빛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다가 그냥 일상이겠구나 싶어 어느만큼은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을 진도가 친정인 친구의 말이 떠올라 그냥 일상이겠지 하며 고개를 저었다 바다가 얼마나 무서운지 너는 아냐 넌 가끔 보는 바다가 좋은 것은 아니고? 난 바다 너무 가까이 살았어서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 니가 진짜 바다를 보게되도 그런 생각이 들까 싶다 했었다 바다타령이 늘어지는 내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바다가 좋다 내가. 아는 바다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환상을 굳이 일부러 깨트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가능하다면 생애 한번쯤은 바다가 일상이었으면 좋겠다 비처럼 햇살처럼

단톡방

어제까지의 여행을 오늘 바로 결산하느 라 바쁜 단톡방 큰것들 예약하고 그때그때 결재한 동생 입장료들 티켓들 결재한 언니 나만 암것도 안하고 편안히. 룰루랄라했다며 한참 수다중인데 엄마가 들어왔다 가끔 엄마랑 톡을 하기는 했지만 단톡방은 처음 우와 팔순의 울엄마 대단하지~ 저녁 먹으러온 아들에게 자랑하니 공감해주는 아들 엄마 건강해야 또 간다며 한마디씩 하고 울엄마 아들 큰딸 작은 딸 찾아가며 고마움을 표현해주시니 더 감동이다 단톡방의 울엄마 진짜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