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7

두렁이

그냥. . 2007. 10. 1. 17:57

고춧대 뽑아낸 자리에 어머니가

파씨를 심어 놓으셨는데

우리집 두렁이~일명 논두렁..

ㅎㅎ

강아지 이름 한번 지어볼래?

했더니

신나게 장난질만 치다가

차창으로 보이는 막걸리집 이름이

논두렁 막걸리집이였다는..

큰넘 "엄마 논두렁 어때?"

한것이 논두렁은 좀 그렇고 두렁이 어떠냐?"
해서 두렁이가 됬다는 사실..

암튼..

그넘이~ 묶여있는것이 안쓰러워

줄을 기일게 메 주었다.

첨엔 감나무에도 걸리고, 꽃나무에도 걸리고

꿈쩍을 못하더니

영리한넘~ 뒷걸음질쳐서 되돌아 나오는

법을 터득하더니

감나무고 꽃나무고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근데 이게 왠일~

고춧대 뽑아낸 자리에 파씨를 심어 놓으니

코는 또 개코라고 냄새가 났던 모양

여기저기 다 들쑤셔 놨다.

심어놓은 파씨들은 하늘보고

훌러덩 누워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두렁!  너 왜 땅팠어? 어.

왜 팠어?

혼내는 남편에 기죽은듯 끙~소리도 못내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달려들어 올라타고 난리가 아니다.

사람이 그리 좋으냐~ 싶다.

그래도 혼났다고 흙은 안파네

우리 두렁이 참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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