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물을 풀어놓은듯한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실 몰랐다.
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냥....비가 좀 왔으면..하고 습관처럼 기다렸을뿐..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올여름엔 유난 더운만큼 비도 많다는 사실을 엄마의 탄식을 들으며 겨우
깨닫게 된것이다.
고추가 다 썩어간단다.
덥거나 비오거나를 반복하니 고추밭에 고추들이 견디지 못하고
빠지거나 병들어 버린다는 엄마의 탄식..
어디 그것이 엄마만의 탄식이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나는 그저..
쏟아지는 빗물을 바라보는 일이 좋아서
두두둑 빗소리 듣는 일이 즐거워서
시도때도없이 비가 좀 왔으면 했던것 같다.
내 바램으로 비가 내리는것은 아니겠지만..
엄마의 탄식을 듣는 순간..
엇저녁 넘칠듯이 찰랑거리는 강물이 두려움으로 다가옴을 느끼는 순간..
아..이건 아닌디...싶은 ...
오늘도 비는 오락가락한다.
다행인건 아직까지는 어제처럼 게릴라성 폭우는 아니라는..
그래도 마음이 안심이 되지 않는건
어느순간 얼굴 바꾸고
앞을 분간할수 없을정도로 쏟아질지도 모른다는 사실...
오늘은 동네 노인회에서 늦으막히 복달임을하는 날이였다.
아침 일찍부터 열심히 심부름하고 죽 한그릇 얻어먹고 들어오니
피곤하다.
그래도 행사 끝나는시간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가..싶었다.
엄마네 가려 했는데...
엄마사는곳에 면민의날 체육대회가 내일이고 이번 음식장만 당번이 엄마네 동네란다.
오전엔 비 안오면 고추따고 오후엔 마을회관에서 장만하는데 가봐야할것 같다고...
내일은 체육대회, 모레는 칠석날이라고 동네에서 음식잔치 한단다.
울엄마네 동네는 참 재밋게들 사신다.
그래서 가는거 포기했다.
엄만 엄마대로 정신없이 바쁠땐데 우리 사정에 맞춰 가는게 좀 그래서
다음에 엄마 한가해지만 잠깐 다녀오기로 했다.
휴가...물건너 갔나.....삐짐이 불쑥불쑥 올라오는데
우리집 남자 내일 아침 일찍 어디든 다녀오자고 다짐을 한다...
날씨가 도와줘야하는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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