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아들~ 막걸리 맛 어때?

그냥. . 2010. 8. 14. 20:06

 

 

오후늦게 동네 행사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왜 잔치집에서 들어왔는데 배가 출출한지...

막국수나 먹으러가자는 남편의 말에 간만에 집에있는 큰넘이랑 동네앞

동치미 막국수집에 갔다.

막국수 먹는다더니..

국수는 두개만 시키고 막걸리를 시키시는 우리집 남자...

'출출하다며?'

'아니여. 난 막걸리가 고팠당게.'

'나는..'

'너는 안되야.'

'왜?'

'막둥에 마중나가야지.'

'왜 나만 마중나가야는데?'

'흐흐흐..내가 먼저 시작했으니까. 큰아들~ 너도 한잔 할래?'

'아니요. 아빠는 왜 맨날 저한테 술을 먹이려고 해요?'

'먹이려고 하는것이 아니고, 너도 이제 조금씩은 마셔도 된다고 생각햐.'

'아빠한테 배우고 싶기는 한데요..아직은 쫌..'

'쫌은 무슨 괜찮아.'

'안돼. 야..발목이 이모양인데 무슨 술을.'

'괜찮당게.'하며 큰넘앞에 조막만한 잔에 막걸리 한잔 채워주더니

짜~잔 하고 잔을 부딧히며 마시라 한다.

한모금 마시더니..

'이게 뭔맛이에요?'

'왜. 그게 막걸리 맛이라는것이다. 어쩌냐?'

'몰라요. 맛 없어요.'

그렇게 시작해서 아들넘은 한잔 반을 마셨다.

우리가 알기로는 난생 처음 마시는 알콜일이라는 생각에

집에 가자마자 머리 아프다거나 아,,,이상해..하며 드러누워 잠을 청할줄

알았는데 완전 상상 밖이다.

지금까지 쭈우우욱...이상무.

ㅎ..

저넘이 막걸리 한잔 반을 너무 우습게 아는건지.

지아빠 닮아 술에 쎈거지..

아님..우리가 모르는 다른 전적이 있었는지...

'아들~ 괜찮냐?'

'뭐가?'

'뭐...으음...머리 아프다거나...쫌 알딸딸하다거나...그런거 없어?'

'아니..아무렇지도 않은데.' 한다.

아들은 멀쩡하고 조금 더 마신 우리집 남자는 얼굴이 뻘개져서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해서 큰아들이 아빠에게 생애 첫 술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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