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으앙..

그냥. . 2010. 8. 14. 20:15

맹한 하늘은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맹함인지

구름이 드리워진 맹함인지 알수 없었는데

남쪽 하늘에 예쁜 쪽달이 희여멀건하니 나와 있는걸 보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모양이다.

단지 바람은 비온 뒤라 그런지 참 시원하고 좋다...싶었을뿐..

팔짝팔짝 뛰며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주는 두렁이에게

이뿐 두렁~ 오늘밤은 시원하지~ 말을 건내니 그렇다는듯

꼬리를 흔들며 천상의 미소를 띄운다.

잠시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싶어 옥상으로 향할까...하다가

윙윙거리는 모기군단들에 쫓기여 방으로 들어왔다.

바람은 불어도

며칠이어진 비 탓에 굶주린 모기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모양이다.

 

아침일찍 나갈때 아들넘에게 부탁했다.

'아들~ 찌개 데워서 밥 먹 꼭 챙겨 먹어.' 하고..

그리곤 점심때 되서 전화 했다.

'아들~ 찌개 데워 놓아야 해. 안그럼 상한다. 데워서 점심 먹어. 알았지'

하고..

그리곤 주방은 까맣게 잃어 버렸다.

저녁밥을 준비하려고 주방에 들어가다가

으아아아앙...이게 뭐야~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개수대에 넘쳐나는 그릇들...

가스렌지 위에는 묵은지 넣고 끓여놓은 갈비를 어떻게 떠먹었는지

뻘건 국물자국이 내 손바닥보다 크게 나있고 씽크대 위에 여기저기 역시

울굿불굿 꽃대궐도 아니고...국물자국 대궐을 이루고 있다.

'아들~ 이게 뭐냐?' 했더니..

'ㅎㅎㅎ 몰라. ' 하며 미안한 미소를 날린다.

아침에 먹은 밥그릇에 찌개 담아먹은 그릇..

시리얼 말아먹은 그릇, 거기다 우리집남자 커피 마신 컵들하며...

그래도 버릇처럼 이야기 했더니 물에 담궈놓기는 했다는..

내가..주방을 한번 맞겨놓고 나갔다 오면 더 힘들다니까...

아들넘들이라 그러나....날 닮아 그러는지 조심성이라고는

찾아볼수가 없다.

그렇게 비워놓은 아침, 점심 두끼의 흔적을 치우느라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저녁상 차려내고...치우고..

결국은

삼시세끼 내손으로 다 해결한거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아들넘들이 스스로 설거지까지는 아니여도

여기저기 흔적 남기고 흘려놓는 버릇을 고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머리 싸매고 고민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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