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술병病.

그냥. . 2010. 8. 23. 22:02

결국은 술이 부른 병을 끌어안고 하루종일 방바닥과 죽고 못사는

남편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피식 웃음이 났다.

뭐..그러면 뭐하냐구요.

노려보면 뭐할꺼고, 쩨려보면 뭐할거고...시큰둥 팅팅 인상 쓰고 다닌다고

담부터 술 안마실것도 아니고..

오늘은 방바닥이 마눌보다 더 좋다는데 무슨 할말이 더 있겠어.

 

건너 뛴 저녁밥상이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근디...

내가 차려낸 밥상이고

내가 만들어낸 반찬들인디 하나라도 맘에 맞아

꺼내놓고 싶은것이 없다는 사실..

밥도..그렇고,...

먹고픈 반찬도 없공....

간만에 라면이나 끓여 먹어야지 싶어 냄비에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한봉지 라면과 스프를 넣고....

왠지 적은듯..보여 라면 반개를 더 넣었다.

김치도 몇가닥 썰어 넣고..

'라면 먹을라요?' 여직껏 방바닥과 열애중인 남편을 건드려 봤더니

'아니이이' 하며 몸을 돌린다.

ㅎ...주고 싶은 생각도 없었거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묵은지랑 라면을 먹기 시작하는데 요것도 간만에 먹으니 맛나네..

한개반이 아니라 두개 끓였어도 다 먹을수 잇었겠어. 생각하며

먹기 시작하는데..

끓일때 넣은 김치랑~ 라면에 올려먹는 김치랑..

뜨거워 벌컥대며 마신 물이랑....

결국은 다 먹어치우지 못하고 두렁이 몫이 되었다는..

어쨋건...간만에 맛나게 먹은 라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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