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 있어 남편이랑 같이 나간 김에
집에서 가까운 수목원에 다녀왔다.
너무 가까워서 좋은 줄도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 초등 저학년 즈음 가 본 기억이 있는..
그렇게 좋다는 느낌의 추억은 아니었어서 잊고 살았는데
우연히 컴에서 거기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그래서 정말? 저렇게 예쁘다고~ 싶었는데
어제 동네 모임에 나갔는데 두 언니가 따로따로 다녀왔는데
아주 좋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멀리 익숙하고 좋았던 기억만 있는 곳에 가고 싶어 했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싶었던..
하긴 지난번 이팝나무 철길도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기는 하다.
좋더라고..
장미 정원을 따로 만들어 놨는데 장미 향에 취할 것 같은..
그 향에 취해 어느 만큼은 비틀거려도 좋을 것 같은..
다양한 장미들과 흐린 하늘.. 산들 거리는 날씨..
덥지 않아서 정말 좋았다.
어찌들 알고 몰려드는지 열 시쯤 도착했는데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더라고..
현장학습 나온 아가들은 또 왜 그렇게 귀여운지..
엄마 오리처럼 앞에서 뒤에서 아기 오리들 챙기는 선생님들의
노고가 한눈에 들어오더라는...
장미도 원 없이 보고 작약도 보고..
내가 알고 있는 꽃들의 이름을 불러 보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가 싶었다.
한 바퀴 휘~ 돌고 꽃향기 가득한 야외 테이블에 앉아 남편이랑 바닐라라테 한잔..
아들에게 여기 좋다~ 했다.
시간 되고 마음 되면 다녀와도 좋을 것 같아서...
요즘 꽃밭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뭘 하려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앉아 있다.
앉아 있다 보면 풀이 보이고 잘라 줘야 할 웃자란 것들이 보이고
쓰러져 누운 것들도 보이고...
그러다 보면 시간은 바람처럼 휙휙 잘도 지나간다.
하얀 작약도 피고,
검붉은 빛 토종 홑 작약도 피었다.
아스틸베도 피기 시작했고.. 아스트란티아도 피고 있다.
때를 알고 피어주는 꽃들이 고맙고 반갑다.
화분에서 월동하고 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확실히 올해 새로 들인 아이들보다 집안에서든 집 밖에서든
마음 쓰고 얼지 않게 관리받고 피는 애들이 에너지가 좋다.
화분 한가득 피워내는 꽃들을 보면.. 우와.. 다..
정말 세상에는 예쁜 꽃들도 많고, 내 집안에 들이고 싶은 꽃도
많다.
작은 꽃밭에 종류도 다양한 꽃들이 많기도 하다.
내게 딱 적당한 꽃밭..
그 꽃밭이 있어 너무 좋다.
나는 오늘도 많은 시간을 꽃밭에서 보냈다.
내일은 외사촌동생 결혼식이 서울에서 있다.
아침 여섯 시 반차를 타고 올라간다.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나...... 신경이 쓰인다.
더운 건 정말 싫은데..
추운 건 더 싫은데다가 감기올까 겁이나서..ㅠ.ㅠ
오늘만 같아도 걱정 없겠는데 내일은 기온이 더 내려간다니
어찌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
옷이 많으면 걱정 없겠는데 그것이 아니다 보니..
차려입고 나갈 일이 없다 보니 내 옷은 내 작품 뜨개옷이 대부분..ㅎ
봄이나 여름 뜨개옷은.. 내 수수깡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는..
또 여러 걱정 들을까 싶은 것도 있고..
그래 정장 차려입고 가야지 그러고 있다.
삼촌이 아들 결혼하는 거 보고 가셨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사촌의 늦은 결혼보다 더 안타까운 건 삼촌의 빈자리이다.
엄마에게는 자식 같은 동생이었던...
우리에게는 나이 많은 오빠 같은 삼촌이었음에..
삼촌 생각이 많이 나네
외숙모나 사촌동생은 더 하겠지.....
그나저나 날 좋아서 너무 다행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내 아이의 밝은 문이 곧 열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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