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
오전부터 오락가락 하더니
오후부터는 제법 겁나게 쏟아진다.
내가 비타령을 너무 했나..
태풍까지 바랬던것은 아니였는데
잠시 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한 소나기 몇차례 바랬을 뿐인데
태풍이라니..
우리집 감나무에 감들이 긴장한듯 보인다.
잘 견뎌줘~
내가 니들이 빨갛고 이뿌게 잘 익어가길 얼마나 고대하고 기대하는지
알지~
세탁기속에서 거금 이만원을 주웠다.
이천원도 아니고 이만원..ㅎ
가끔 백원짜리 한두개 주으면 횡재한 기분이였는디
이만원이라니...
이걸 공개적으로다가 주인을 찾아, 말어.
한참을 망설이다가
며칠전 할머니한테 용돈 받은 작은넘에게 넌지시 물었다.
'막둥아~ 전에 할머니한테 받은 용돈 어쨋어?'
'왜?'
'그냥...어디 두고 잃어 버리고 있는건 아닌가 해서..'
'천원짜리 오천원짜리 만원짜리 모은거랑 해서 아빠 오만원짜리로
바꿔 놨어. '
'그랬구나..' ㅎ..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작은넘은 요즘 용돈을 쥐어짜듯 모으고 있는중이다.
우리는 꽁폰 이상의 폰은 한번도 사준적이 없는데 욕심많은 아들넘
지가 용돈 모아 꽁폰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 했더니
열심히 모으고 있는중인것이다.
그럼 이제 큰넘?
큰넘도 할머니한테 용돈 받은지 며칠 됬는데.....물어봐야지..
아마도 95%는 큰넘것 같은 직감..
그래도 아직 그돈 이만원은 내 주머니에 있고...
세탁기안에 어머니 옷은 없었으니...큰넘 아니면 우리집 남자것이겠지만..
ㅎ...
우리집 남자는 이미 모르는 돈이니 큰넘이 아니라 하면
꿀꺼덕 삼켜야지~~~~
아......
무거워....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는 이만원 때문에
몸이 자꾸~~~ 오른쪽으로 기운다.....
이따가 아들넘 마중나가는 길에 물어서 큰넘것이 아닌듯한 눈치면...
분식집에라도 들어가서 아들넘 뱃속이나 든든하게 채워줘야지...
원래...꽁으로 들어온 돈은 바로 써야 한다 했거든~
문득 드는 생각..
혹시....
내가 까맣게 잊고있는 내돈 아니야?
ㅎ..
그럼 또 어때.
이미 기억속에 존재하지 않는것이라면
그것이 내것이던 넘의것이던 상관없다.
배불리 아들넘 배 채우고 내 뱃속 채우면 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