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내 작은 꽃밭에

그냥. . 2025. 4. 1. 22:53

 


내 작은 꽃밭에 모시고 싶은 꽃나무가 하나 있었다.
꽃밭이 없을 때부터 좋아서 마음에 심어 두었던..
아주아주 오래전에 남편이랑 여수 오동도에 여행을
갔었던 적이 있었다.
그 시기에는 여행이라는 것은 내게는 꿈같은 일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이들도 두고 단 둘이 갔었던 그곳에서
나는 붉은 동백이 툭 하고 떨어지는 것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저렇게 이쁘고 싱싱한데 왜? 싶은
그러고 보니 한 두 송이가 아니더라고
나무 아래 떨어져 내린 꽃잎이 아닌 꽃송이로 
바닥이 온통 붉은빛이었다는..
작은 학독 안에 채워져 있는 물 위에 띄워 놓은 동백이며
떨어져 있는 동백을 모아 둥그렇게 만들어 놓은 꽃방석...
동백이 그 이후로 그 시기가 되면 날마다 궁금했지 
그 뒤로도 한두 번 더 그 섬에 갔었던 것 같은데 동백은 제대로
만나고 오지는 못했었다.
물론 선운사 동백도 좋고, 여기저기에 동백은 많이 있지만
내 마음을 처음에 가져갔던 그 섬의 동백 그 느낌은 제대로 느끼지 못해
늘 아쉬웠었다.
그리고 꽃밭이 생기고... 몇 번이나 망설였지만..
키가 많이 자란다는 이유와..
집안에 들이는 꽃이 아니라는.. 그냥 그런 이유..
망설이다가 꽃밭에는 다른 꽃과 나무들로 채워져 가고..
동백은 그렇게 멀어져 가는가 했다..
그래도 동백이 필 때면 늘 아쉬운 마음이었다.
그렇게 뒷집 모모여사네에도 동백이 들어오고
옆옆집 모모모 여사네에도 동백이 보이고... 
아......... 내 동백..
그렇게 해서 동백이 드디어 내 꽃밭에도 들어왔다.
그 동백이 꽃을 피울 연령이라 하는데 꽃망울은 없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속에는 벌써 붉은 동백이 한아름이다.
난 동백이 좋다.
지는 모습이 고아서 좋고 그 붉은 꽃에 노랑 속내도 좋다.
나는 토종 홑 동백이 제일 좋다.
뒷집 모모여사의 하얀색이 살짝 섞인 동백도 너무너무 예뻐 욕심이 났고,
옆옆집 모모모여사의 장미꽃 같은 겹 동백도 예뻐서 눈독을 들었지만
나는 
내 추억이 묻어 있고, 내가 수년 전에 첫눈에 반한 그 홑 동백이 더 좋다.
초록이 짙은 잎사귀 사이에 붉게 물들이며 피어 날 동백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나도... 꽃이 떨어지면.. 그 꽃 모아
학독에 물 담아 띄워야지...
꽃송이 모아 꽃방석도 만들어야지
그리고는 한없이 한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애처롭게 바라봐주어야지..
동백.. 네가 나는 참 좋다.. 속삭이며....
내 안에는 동백이 벌써 한창이다.
 
동백은 세 번 핀단다.
눈 속에서 한 번
떨어져서 한 번..
그리고 마음속에 한 번..
어느 시인이 말한 동백..
그 동백이 내  꽃밭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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