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여유~
뻑뻑한 눈동자를 돌리며
컴앞에 앉았다.
인생사 허무에 연장선상이라 해야 하나...
세월은 가고..
기억은 남겨지고, 감정은 말라버린
토란대처럼 건조하다.
작년 오늘...
그리고..내일...
그리고 지금..
삼백예순다섯날이라는 날이
흐리고..
삼백예순 다섯날 만큼의
세월이 감정을 날려 버렸다.
쪼글쪼글 말라 비틀어진 토란대는
물에 담가 삶으면
또다시 탱탱해 지는데...
마음은...
지나면...흐르면...
저 멀리 안개속 가로등처럼
흐리기만 하다.
그냥...
간만에 들썩대는...집안에
빈자리가..
허무하게 느껴 지는건..
그저..며느리일뿐이기 때문인가..
서럽다거나...
슬프다거나...
안타깝다거나...
보다는..허전이나...허무가 더 큰
덩어리로 다가오는건..
역시..남의 자식이기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