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다. 흐리다. 비소식은 늦은 저녁에나 있다고 그랬는데 잔뜩 내려앉은 하늘이 무겁다. 진한 커피한잔 마주앉은 월요일.. 내게 월요일이란 다른 날과 별반 다르지 않는데.. 그래도 새로 시작하는 월요일은 좀 화창했으면 싶은 바램이 있다.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으면 별 상관 없는데 이렇게 멍하니 앉.. 지나간날들/2010 2010.03.22
작은넘은.. 작은넘은 아까부터 물티슈로 제 폰을 닦느라고 여념이 없다. 새 폰이냐구? 아니이. 일년도 넘은 ... 처음 살때부터 마음에 안들었다는 꽁폰 아닌 꽁폰.. 그런데 왜 그렇게 닦고 있느냐고 물으면.. 깨끗히 써야지. 왜 이렇게 손자국이 남는지 모르겠어. 한다. ㅎ.. 웃기는 넘.. 책상위에는 늘 가판대를 연상.. 지나간날들/2010 2010.03.21
짜장, 짬뽕 탕수육 '짜장 먹으러 갈까?' 이유없는 늘어짐에 퍼져 있는 내게 우리집 남자. '그럴까, 애들한테 물어봐.' '애들아~ 짜장 먹으러 갈까나.' '예 좋죠..' 서두르라고 제촉하는 남편을 몇시에 갈꺼냐고 확인하고는 푸욱 퍼져있다가 준비하러 나오니 어쩐일로 아들넘들은 이미 다 옷까지 갈아입고 안가느냐고 제촉이.. 지나간날들/2010 2010.03.21
햇살 상큼발날한 날.. 햇살 상큼 발랄한 날.. 바람 살랑 살랑 불어 오는 날.. 빨래줄에 빨래처럼 두팔 벌러 뽀송뽀송하게 일광욕하고 바람의 안마 받으며 지난겨울 추위에 웅크리고 있던 찌부띵띵한 몸뚱이 마른 가지에 물돌듯 상쾌졌으면 좋겠다. 날이 풀리니.. 그동안 뭉쳐있던 근육들이 풀리는지 온몸이 찌뿌르딩딩... 못.. 지나간날들/2010 2010.03.21
갑자기 흐려졌다. 날이 갑자기 흐려졌다. 조금전까지 밝은 빛이 들어오던 창밖에는 어느새 저녁때쯤이나 찾아올법 한 어두운 그림자속에 세상이 내다 보인다. 앞집 옥상 빨래줄에서 흔들거리는 차광망의 심술인가.. 바람은 불고.. 오전 11시 55분 지금 보여지는 세상은 오후 7시쯔음.. 아이들 모시러 학교 앞으로 가야 하.. 지나간날들/2010 2010.03.20
바람이 많이 부네요~ 바람이 무척 많이 부나봐요. 창문이 덜컹거리는 것에서 모자라는지 꽉 닫혀 있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기세에요. 마치 낯선 누군가가 방문한것 같은 공포. ㅎ... 우리집은 지금 고요속에 잠겼거든요. 초저녁 잠이 많으신 남편은 내방에서 어머니는 어머니 방에서 주무시고 계시고.. 간혹 어머니의 코.. 지나간날들/2010 2010.03.19
내 시집살이하고 내 시집살이하고 나이가 똑같은 냄비가 몇개 있다. 오래써서 그런가 자꾸 더 손이 가고 쓰게 되는.. 새 물건이 좋기도 하지만 익숙한 것이 좋다는 말이 틀린말은 아닌것 같다. 찌개도 끓여먹고, 가끔 누릉지도 끓여먹고, 라면도 끓이기 편한 깊이가 낮고 바닥이 넓은 전골냄비.. 냄비를 씻고 뚜껑을 씻.. 지나간날들/2010 2010.03.19
한밤중에 생긴 일.. 햇살이 수줍은 웃음으로 밤새내린 서리꽃에 마주서니 사르르르 녹아드는 서리꽃이 한점 물방울이 된다. 오늘 아침도 오싹하니 춥더니만 다행이다. 이렇게 해가 나서.. 어제는 흐렸지만 오늘은 맑음이고 내일은 또 비가 온다지.. 참...알수 없는 날씨의 변화들이다. 나는.. 금전적인 문제에 대해선 새끼.. 지나간날들/2010 2010.03.19
기차여행이란.. 기차여행이란.. 시작하기 전부터 뭔가 잔뜩 기대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새벽같이 내다본 창밖의 세상은 흐렸다. 잔뜩.. 아니 흐리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금방이라도 차디찬 빗방울이 쏟아져 내릴것 같은 세상을 바람은 약올리듯 휘젖고 다니고 있었다. 세상에서 내가 가.. 지나간날들/2010 2010.03.18
낯선 도시와 만나는 방법.. 기차타고 여수 가는 길..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낯선 풍경에 대한 기대가 숨죽이고 있는 목련 꽃망울처럼 설렌다. 우선.. 낯선 도시에 두발로 서게 되면.. 눈을 감고 볼테기를 건드리는 바람을 느낀다.. 아...차갑다. 또는 싱그럽다.. 그리곤 눈을 떠서 하늘을 본다. 맑은듯 흐릿한..여수만의 표정이 있.. 지나간날들/2010 201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