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355

망설임도 습관이다.

언젠가 아들이 사 준 꽃이다. 아마 내 생일 때 들고 왔던 것 같다. 꽃다발 하나 집안에 들여놓고 싶어서... 사실 요즘은 길어야 열흘을 못 가는 꽃다발보다는 화분에 관심이 더 많이 가고 화분을 들여놓고 싶기도 하지만 시들지 않는 꽃을 들여놓을까... 말까... 그러고 있다. 짧게 아름답다가 시들어 가기 때문에 더 소중한 거라고 들 하는데 너무 빨리 시들어 버리는 꽃은 아쉬움이고 헛헛함이 남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받았을 때 가장 큰 미소가 지어지는 건 역시 꽃다발인 것 같다. 그래서.. 생각만 하고 있는데.. 향도 없고.... 가짜 꽃... 가짜라는 언젠가... 어느집엔가에서 들었던.. 이게 진짜 다 생화예요? 하고 누군가 물었을 때.. 나였는지 타인이었는지 기억은 없다. 우리 집엔 가짜는 없어.. 했..

근육통이 왔다.

몸이 으스스 떨린다. 뭔가 입이 궁금해서 홍시를 먹었더니 먹을 때는 차가운 거 별로 못 느꼈는데 엄청 차가웠던 모양이다. 몸이 으스스 떨리고 손이 곱네.. ㅎ.. 웃겨.. 배가 든든하기는 하네 커다란 홍시 하나가 얼음처럼 뱃속에 자리 잡았나 봐. 아 추워.. 운동 시작한 지 일주일 됐다. 그동안 생각보다 너무 멀쩡하다 싶었는데 오늘은 온 몸이 아프다. 근육통이 지대로 오는 것 같다. 근데 왜 오늘일까? 처음 시작했을 지난주도 아니고 요가 처음 했던 날도 그다음 아침도 아니고 적당히 헬스장에서 놀고 온 오늘 왜 온몸이 쑤시고 아프고 어기적 거리며 걷게 되는지 알 수가 없다. 허벅지도 아프고, 배도 당기고, 그리고 깨달은 사실 또 하나.. 그냥 앉아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은데 고개 숙이고 앉아 있다가 일어나..

솔직하게 담백하게

어제 오후에 산책할 때 찍은 사진이다. 어쩜 저렇게 앙상해질 수가 있었을까? 세월이 무서운 건가. 찬 바람이 무서웠던 걸까.. 아마도 찬 바람보다는 세월이 저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도 풍성하고 반짝이던 억새꽃은 모두 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모래알처럼 세월 따라 사라져 버리고 앙상한 줄기만 남았다. 그 사이로 쌩하니 찬바람이 불면 휘어청 억새는 흔들리고 그 흔들림의 진동만큼이나 내 마음도 비틀 거린다. 오늘 처음으로 요가를 시작했다. 시작은 했다. 방학 때 특별반은 편성한다고 해서 등록했다. 새 학기가 되면 다시 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워낙에 유연성이라고는 바늘에 꿰어 쓸래도 없는 몸이라 유연성도 좀 키우고 굳은 근육도 좀 풀어주고, 체력도 좀 키워볼까... 해서 몇 번 망설이다 ..

새해 첫날

새벽 4시 너머 아들 넘 톡 진동에 눈을 떠서는 일출 보러 가는구나 하고는 그때부터 기다렸다. 가만히 이불속에 누워서 아들이 일출 사진 보내주기를.. 올 때가 되었는데 되었는데 기다리다 엄마네 가고 있는데 톡이 왔다. 이렇게 멋진 일출 사진을 담아서는.. 몇 년 전부터 아들은 새해 일출을 보러 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오늘처럼 근무도 아니고 날도 좋아 예쁜 일출을 보기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 아는데 이렇게 멋진 일출을 보았으니 새해 아이의 새 기운이 참 좋을 것 같다. 그 기운 나누고자 보내준 자신이 너무 고맙다 작은아이에게도 나누고 싶어서 사진 보내줬다. 내 아들이 찍은 사진이어서 그런가 일출이 더 멋진 거 같아. 엄마네 가서 점심 사 드리고 왔다. 말 그대로 잠깐 얼굴 보고, 건강검진 결과지 살펴보고..

멍뭉이를 위해

국수야 고구마 말랭이로 방석 만들어 주려 했는데 방석으로는 안될 것 같어. 침대하고 이불 만들어 줄까~ 말랭이가 쫀득하니 잘 만들어졌다. 말랭이 말린 걸 담아 일부러 멍뭉이 앞에 내려 놓으니 동방예의지국 멍뭉이 답게 우리 멍뭉이 입이 먼저 가는 것이 아니고 달라고 고구마 주세요~ 하고 양푼 가장자리를 긁으며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획 낚아 채 가도 뭐라 안 할껀데 늘 간식을 말리거나 지 먹을 뭔가를 내가 만들고 있으면 훔쳐가거나 쓱 물고 가는 일이 없다. 지 먹을 것인 줄은 또 똑똑하니 알아가지고는 주세요~ 한다. 정리하다가 바닥에 떨어지는 거 있음 순식간에 물고 달아난다. 귀여운 녀석.. 많아도 너무 많다. 큰아이한테 찍은 사진을 보냈더니 기겁을 한다. 뚱띵이 되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좀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