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5

참.................나

그냥. . 2015. 12. 10. 21:38

아빠랑

작은아빠랑

밥 먹으러 나간 넘이..

일곱시 반...쯤 전화가 왔다.

엄마................나 술을 나무 많이 마셨어.

집에 가고 싶은디...

목소리가 괜찮았다.

그래서....

그래도 그건 예의가 아니라고..

바람 좀 쐬고 들어가서

아빠한테 말씀 드리고 오라고....

그리곤 조금 있다가 또 전화가 왔다.

엄마...............

나................안되겠어. 집에 가야겠다고...

그럼 엄마가 아빠한테 전화 해 줄테니

택시 타고 오라 했다.

그랬더니 택시 타면 안될것 같다고

토할거 같다고 엄마가 오면 안되느냐고...

알았다 했다.

서둘러 나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보니

아들이 없다.

전화 했더니 식당 근처라고..

그때부터 아들넘 찾기가 시작 되었다.

이골목 저골목 뒤져봐도'

늦은 시간도 아닌데 안보인다.

전화 해서 어디냐 간판 보이는게 뭐 있느냐고 물었는데

잘 못알아 듣겠기도 하고, 우엑...소리가...

한참을 정신없이 돌아댕기는데

시동생과 남편이 나를 발견했다.

'아들 어딧어.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게 했어!' 하고

울먹였다.

속이 어찌나 상해야지

뭔 상황인지 이해가 잘 안되는 듯한 두 남자..

뭔일이냐고 그만 마셔야겠다고 해서

차비 줘서 보낸지 한참 되었다고...

이차저차 상황을 이야기 하니...뜨악 하는 표정이다.

이미 취한 두 남자...

믿을수 없어서

아들넘에게 다시 전화해서 아들넘이 오라는 쪽으로 가보니

어느식당 모퉁이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흐미....저게 뭐여...

차 있는데까지 데려 가려 했는데 도저히.....

두 남자 불러 아들넘 지키게 하고

차 가지고 와서 아들넘 태워 집에 왔다.

떡이 된 아들넘은 내 혼자 힘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미워 죽겠는 두 남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다.

남편에게 버럭 버럭 화를 냈지만...

뭐...취한 사람에게 말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어 꾸욱 꾹

누르는데 가슴이 콩닥 콩닥

열이 풍풍...

단 한번도 떡이 되어 들어 온 적이 없는 넘이다.

단 한번도 저 먹은 걸 술 때문에 엄마에게 확인 시켜 준 적

없는 넘이다.

그런데 그넘을 저렇게 만들다니..........

겨우 집에까지 데려와

손발 닦아주고, 얼굴 닦아주고 뉘였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프고 쓰리던지..

내일 모레 입대 할 넘인디.............

이미 취한..

내 눈치를 살피느라 쇼파에서 자고 새벽에

방으로 들어온 남편에게 버럭 버럭 버럭

울분을 토해냈다.

그럴수가 있느냐고, 어찌 아빠가 그러느냐고...

몰랐단다.

홀짝홀짝 잘 마시길래

저넘이 술이 쌔구나...했단다.

지 작은아빠도 끊어 마실 줄 모른다고 대단하다 했단다.

요넘은 요넘 나름..

친구들하고는 술한병 놓고 한잔 홀짝 마시고, 수다 한삼십분 떨고...

또 목마려우면 술한잔 홀짝 마시고....그랬는데

작은아빠가 건배 건배하니.....사양할수도 없고

그래서 받아먹다 보니

죽을 것 같아서 나온 거라고....

작은아빠가 뭐 그리 어렵다고...ㅠ.ㅠ

다행이였던 것은...

온몸으로 흡수 되기 전에 다아 내 놓아서 그정도 였다는 것..

그리고...자기 술은 본인이 조절해야 한다는 거 절실히

느꼈을 거라는 거

이런 일이

선배나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아빠랑 작은아빠랑 마시다가 일어난 일이라는 거

그리고.......

그 상황에 엄마한테 전화 해 주었다는 거..

전화 하는데로 그 정신에도 다 전화 받아 주었다는 거...

정말이지 가슴이 너무너무 아프고 쓰리고

남편이 정말 뭔 아빠가 저래 하고 속이 버글버글 거렸지만...

큰 일 앞두고 액땜 제대로 했다 생각해야겠다.

남편도 아들넘에게 미안해 하는 눈치였다.

하루 종일 앓고 일어나더니 또 일찌감치 방에 불이 꺼졌네..

그넘에 그렇게 독한 넘들을 왜 그렇게들 마셔 대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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