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작은아빠랑
밥 먹으러 나간 넘이..
일곱시 반...쯤 전화가 왔다.
엄마................나 술을 나무 많이 마셨어.
집에 가고 싶은디...
목소리가 괜찮았다.
그래서....
그래도 그건 예의가 아니라고..
바람 좀 쐬고 들어가서
아빠한테 말씀 드리고 오라고....
그리곤 조금 있다가 또 전화가 왔다.
엄마...............
나................안되겠어. 집에 가야겠다고...
그럼 엄마가 아빠한테 전화 해 줄테니
택시 타고 오라 했다.
그랬더니 택시 타면 안될것 같다고
토할거 같다고 엄마가 오면 안되느냐고...
알았다 했다.
서둘러 나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보니
아들이 없다.
전화 했더니 식당 근처라고..
그때부터 아들넘 찾기가 시작 되었다.
이골목 저골목 뒤져봐도'
늦은 시간도 아닌데 안보인다.
전화 해서 어디냐 간판 보이는게 뭐 있느냐고 물었는데
잘 못알아 듣겠기도 하고, 우엑...소리가...
한참을 정신없이 돌아댕기는데
시동생과 남편이 나를 발견했다.
'아들 어딧어.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게 했어!' 하고
울먹였다.
속이 어찌나 상해야지
뭔 상황인지 이해가 잘 안되는 듯한 두 남자..
뭔일이냐고 그만 마셔야겠다고 해서
차비 줘서 보낸지 한참 되었다고...
이차저차 상황을 이야기 하니...뜨악 하는 표정이다.
이미 취한 두 남자...
믿을수 없어서
아들넘에게 다시 전화해서 아들넘이 오라는 쪽으로 가보니
어느식당 모퉁이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흐미....저게 뭐여...
차 있는데까지 데려 가려 했는데 도저히.....
두 남자 불러 아들넘 지키게 하고
차 가지고 와서 아들넘 태워 집에 왔다.
떡이 된 아들넘은 내 혼자 힘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미워 죽겠는 두 남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다.
남편에게 버럭 버럭 화를 냈지만...
뭐...취한 사람에게 말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어 꾸욱 꾹
누르는데 가슴이 콩닥 콩닥
열이 풍풍...
단 한번도 떡이 되어 들어 온 적이 없는 넘이다.
단 한번도 저 먹은 걸 술 때문에 엄마에게 확인 시켜 준 적
없는 넘이다.
그런데 그넘을 저렇게 만들다니..........
겨우 집에까지 데려와
손발 닦아주고, 얼굴 닦아주고 뉘였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프고 쓰리던지..
내일 모레 입대 할 넘인디.............
이미 취한..
내 눈치를 살피느라 쇼파에서 자고 새벽에
방으로 들어온 남편에게 버럭 버럭 버럭
울분을 토해냈다.
그럴수가 있느냐고, 어찌 아빠가 그러느냐고...
몰랐단다.
홀짝홀짝 잘 마시길래
저넘이 술이 쌔구나...했단다.
지 작은아빠도 끊어 마실 줄 모른다고 대단하다 했단다.
요넘은 요넘 나름..
친구들하고는 술한병 놓고 한잔 홀짝 마시고, 수다 한삼십분 떨고...
또 목마려우면 술한잔 홀짝 마시고....그랬는데
작은아빠가 건배 건배하니.....사양할수도 없고
그래서 받아먹다 보니
죽을 것 같아서 나온 거라고....
작은아빠가 뭐 그리 어렵다고...ㅠ.ㅠ
다행이였던 것은...
온몸으로 흡수 되기 전에 다아 내 놓아서 그정도 였다는 것..
그리고...자기 술은 본인이 조절해야 한다는 거 절실히
느꼈을 거라는 거
이런 일이
선배나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아빠랑 작은아빠랑 마시다가 일어난 일이라는 거
그리고.......
그 상황에 엄마한테 전화 해 주었다는 거..
전화 하는데로 그 정신에도 다 전화 받아 주었다는 거...
정말이지 가슴이 너무너무 아프고 쓰리고
남편이 정말 뭔 아빠가 저래 하고 속이 버글버글 거렸지만...
큰 일 앞두고 액땜 제대로 했다 생각해야겠다.
남편도 아들넘에게 미안해 하는 눈치였다.
하루 종일 앓고 일어나더니 또 일찌감치 방에 불이 꺼졌네..
그넘에 그렇게 독한 넘들을 왜 그렇게들 마셔 대는지 모를 일이다.
'지나간날들 >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넘 생일... (0) | 2015.12.12 |
---|---|
우울한 날들에 대한 보상.. (0) | 2015.12.11 |
약간의 편두통이.. (0) | 2015.12.09 |
햇살이 좋은 날이였다. (0) | 2015.12.08 |
오늘은.. (0) | 2015.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