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추운데 하늘은 너무 예뻤다.

그냥. . 2024. 1. 7. 22:58

 

겨울바람은 참 매섭다.

기온이 그렇게 많이 내려간 건 아닌데 바람 때문에

정말 산책 나가기 싫은 날이었다

늘어져 주무시고 계시는 멍뭉이에게 

다정하고 똑박또박 국수야~ 부르고

은근슬적 구렁이 담 넘어가듯 사ㄴ채 ㄱ 가까... 했는데

벌떡 일어나 가시겠다고 앞장을 서신다..

오늘은 안가면 안 되까? 엄청 추운디..

그렇지만 이미 우리 집 멍뭉이 마음은 현관 밖을 달리고 있어서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바람만 쌩한 천변길을 멍뭉이랑 나랑 둘이서 추워 추워하며

뛰다 걷다 뛰고 또 걷고 하면서 활보했다.

춥다..

바람이 정말 춥더라고 손도 시리고, 머리도 시리고...

뒷목도 시리고~

잠깐 동네 한 바퀴만 했으면 좋겠더구먼 이넘의 멍뭉이는

지는 털옷 뜨듯한 거 입었다고 걱정 없다는 듯

그렇지만 역시 추운지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영리하다.

기특하다.

저 아이 아니었으면

내가 이 날씨에 그 시간에 이 길을 이렇게 즐겁게 걷고 뛰고 

할 일이 있겠나 말이다.

하늘은 맑고, 날이 추우면 확실히 하늘은 더 맑은 것 같아.

새들은 날고,

하천에는 엉덩이만 하늘로 치켜올리고 물속에 머리를 들이 밀고 있는

오리, 삼삼오오 모여 있는 오리들이 춥지도 않은지 많이도 앉아있다.

내일도 많이 추우려나 봐

난로 옆에 앉아 있는데도 손이 시리네.

낮에 만들어 놓은 김밥이 소화가 잘 안돼서

밥을 조금 먹었더니 배 고파 차갑게 식은 김밥을 몇 개 주워 먹었다.

차가운데 괜찮네.

근데 또 소화 안될까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한다.

왜 미리 걱정하느냐고?

흐... 경험이 먼저 마음에 스며드는 거지 뭐..

저녁 먹고 몇 시간을 뜨개실 아이쇼핑 하는데 보냈다.

친구들..

우리 친구들 쁘띠 목도리 떠 주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사실 쁘띠 목도리는 내 성에 차지 않아서..

스카프나 가벼운 목도리를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 삼각 스카프 목도리가 좋을 것 같다.

이미 패턴은 또 바뀔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정해 두었으니

실만 사면 되는데...

하긴.. 봄 스카프 아니고 가을 겨울 거니까...

좋은 실이 자꾸 욕심나고,

좀 더 싸게 구입할 수 없을까 구경하다 보니

다른 나라 쇼핑몰까지 들어가게 되네...

믿을 수가 있나.. 싶은 마음도 들고..

사실 이번 봄 말고 가을을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총 일곱 개를 떠야 하니..

여유가 좀 필요하기는 하다.

천천히 틈틈이 더 둘러보고

괜찮은 실로 괜찮은 걸 만들어서 선물해야지 하고 있다.

 

이명이 제법 심하다.

그것도 양쪽 귀에 모두..

그래서 핑계인지는 모르겠는데 독서는 잘 못한다.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오디오북을 자주 애용한다.

그러다 가끔 잠자리에 누워서 전자책을 잠깐씩 보기는 한다.

그래도 오디오북이 편하다.

독서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실 욕심보다 책 욕심이 더 많은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실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근데.. 나는 내 일기장을 아니 일기들에 참 애정이 많은 것 같다.

하루에 한 두 번이 아니고,

가끔.. 어떨 때는 종종.. 그리고 내가 썼던 글들을 가끔 읽기도 한다.

그런 거 보면 나는 내가 써왔던 일기들에 

애정이 각별한 것 같다.

또 어느 날 갑자기 게으름을 피워 텅 빈 일기장의 날들이 많아질지

모르지만..

그렇다.

일기 쓰는 이 시간도, 

가끔 들여다보는 그런 저런 자투리 시간도 

불멍 하는 시간만큼이나 즐기는 것 같다.

손끝이 시려도 일기는 쓰고,

엄마는... 아.......... 오늘저녁엔 뜨개실 들여다보느라

엄마한테 전화도 못했네

못했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니....

울 엄마의 겨울이 따듯하고 포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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