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겁쟁이

그냥. . 2022. 1. 16. 21:36

엄마네 다녀왔다.

동생 내외가 조카들과 별이~ 별이는 동생네 말티푸다..

별이를 데리고 온다고 해서

엄마는 말리고, 동생은 데려오라고 해서 

못 이기는 척..

이번 기회 아님 언제 상견례? 하겠나 싶어.

흐흫 견공들의 상견례 우리 집 멍뭉이를 데리고 갔다.

평소 같으면 마당 앞에서 내려놓으면 불이났게 뛰어가

문 열어달라고 긁어 댈건데

오늘은 내가 조심스럽게 안고 들어갔다.

낯선 사람에 낯선 견공... 별이는 짖고..

국수는 쫄고...

짖어대는 별이 눈에는 겁이 잔뜩 묻어 있고.. 꼬리도 내려가고..

우리 집 멍뭉이는 이 집에 원래 겸둥이는 난데 웬 견공? 싶은지

뒷걸음질 치고...

가져간 간식을 별이랑 국수에게 주어봐도 둘 다 멀뚱

입맛만 다시고 안 먹는다는...

그러다가 앉아 살살 쓰다듬으며 안았더니 편안하게 자리 잡는 별이

우리 집 멍뭉이는 울 엄마 맞아? 싶은 표정으로 자꾸 마루로 나갈라 하고..

춥다고 불러대도 자꾸 기어 나가고..

결국 주방에 있는 엄마 뒤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엄마에게

안겨 들어왔다는..

야야 사람 같으면 얼마나 서운하겠냐. 갸 넘겨주고 니 강아지 안아.

하는데 우리 집 멍뭉이 나를 외면한다. 

결국 잡아다가 안고 있으니 팔뚝 사이로 얼굴을 숨기고 별이 눈길을 피하는

울집 쫄보 멍뭉이

누구 닮아 이리 순한겨~ 

무용담 이야기하듯 집에 와서 큰아이에게 이러쿵저러쿵 늘어놓았더니

큰아이 아는 말..

순한 게 아니라 겁쟁이인 거야. 한다.

그러게 누구 닮아 그리 겁쟁이인지...

세상 겁쟁이는 누구 닮은 우리 집 국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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