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춥네

그냥. . 2022. 12. 6. 22:11

아주아주 오래전 아이가 일본 여행 중에 보내준 사진이다.

엄마가 눈 좋아하는 거 알았을까? 아님 이렇게

광활한 눈의 언덕을 바라보는 게 신기하고 멋있어서 엄마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을까?

나는 이 사진을 보면서 눈의 나라 여행을 꿈꾼 적이 있다.

나 사는 이곳도 눈이 제법 내리는 도시이기는 하지만

저렇게 온통 하얀 눈 세상을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저런 곳에서 눈을 질리도록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12월이다

눈이 한 두방울 내렸단다

나는 못 봤지만...

아니 눈이 날리는 걸 본 사람보다는 못 본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기는 하다.

춥다.

방안에 앉아 있어도 춥다.

오랜만에 많은 시간을 밖에 있어서 그런가 오슬오슬 춥다는 생각이 든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차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것저것 많기는 한데 딱 마시고 싶은 게 없네

그냥 보리차나 그런 것 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티백을 하나 사다 놓아야겠다.

뜨끈하게 속만 데울 수 있는 걸로..

 

엄마에게 초저녁에 전화를 했는데 목소리가 별로 좋지 않아

무슨 일 있어? 목소리가 안 좋아했더니

주무셨단다.

왜? 그새? 이렇게 빨리 안 주무시잖아. 했더니

어쩌다 보니 주무셨다고...

왜 마을회관에서 안 놀아? 했더니

오늘은 회관에 가지 않았단다.

왜 치과 치료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서 안 갔어?
했더니

아니... 그냥 집에서 일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느라 안 갔다고..

치과는 무슨 그런 걸로 마음 안 상한다.. 하는데

이미 마음 상한 게 목소리에 느껴진다.

휴우...

엄마의 우울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은 통화하게 되면~ 딸~~ 하는 밝고 경쾌한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내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에 예민하다.

목소리로 그 사람의 컨디션이나 기분이나 

그런 걸 제법 잘 파악한다.

내 목소리가 감정과 컨디션에 예민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다.

날은 차갑고, 계절은 더 깊은 겨울 속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지만...

울 엄마 목소리에는 늘 따듯한 봄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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