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따라 폴딱폴딱 잘도 뛰는 멍뭉이 따라 가느라 바빴다
가끔 쉬어가는 빈 의자를 아쉬운 눈으로 스쳐 보내고
천변 산책로에서 제방도로로 올라와
좀 쉴까 싶은지 어슬렁대는 멍뭉이에게 그래 좀 쉬자 하고
차량 통행금지를 위해 세워놓은 스텐 기둥에 엉덩이를 대고 기대는 순간
걸쳐놓기만 했던 기둥은 땅속으로 사라지고
나는 하늘 향해 두발 벌린채 벌러덩
내리막 길에 벌러덩이라니 구르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피니 다행히 사람은 없고
멀리 교각 위로 차들만 씽씽 달린다
우리 멍뭉이 괜찮냐는 듯 얼음 한 채로 바라보고
괜찮아 가자 하고 보니 오른손 바닥에 모래 가루가 토도독 박혀있고
오른쪽 엉덩이가 욱신 거린다
몽고반점 생겼을지도
몽고반점!? 하니 생각나는 일 하나
몇 해 전 겨울에
옥상에 빨래 널고 내려오다가 얼음 계단에서 미끄러져
빨래 바구니 먼저 굴러 떨어지고 나는 엉덩이로 콩콩콩 내려왔던
그 마당에서 울 어머니 뭔가 얼마나 열심이셨는지
굴러 떨어진 빨래 바구니에도
엉덩이로 내려온 내게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했다는
사실이 지금도 씁쓸...
혹자는 그랬었지 그녀가 괜찮았던 건 가벼워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