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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다.

아침에 눈비가 내리다 그치더니낮에는 비가 제법 내렸다.엄마랑 통화를 하는데엄마네 윗집 00이네 어머니가 오늘 떠나셨다한다.2 년전 쯤 암선고를 받으셨는데병원에서 하는 치료는 받지 않으시겠다며통증치료만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엊그제 엄마네 갔을 때꽤 오래 고생하시네... 이야기를 했었는데결국은 가신 모양이다.아파도 조금만 아프고.. 갔으면 좋겠다는 내 생각..오래 아프면 아픈 사람도 고생..가족들도 고생...생각 없이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엄마가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신경이 쓰였다.그러게... 엄마는 날마다 얼굴 보고 지내던 윗집 분이시고그런 걱정은 엄마가 나보다 훨씬 더 많이 하고 계실텐데내가 그런 말들을 엄마 앞에서 꺼내 놓은 게 잘했을까... 싶은 내일부터는 읍사무소에서 주민자치 프로그..

어두운 밤

짙은 어둠 속에 앉아 있다.집안에 내린 밤의 어둠을 나는 제법 즐기는 편이다.어둠 속에서 빛나는.. 전기밥솥의 불빛정수기 그리고 엘리디 전자시계 보일러 온도조절기에 들어와 있는주황색 숫자와 세 개의 야광빛그리고 반짝이는 미니 트리의 불빛이 창에도텔레비전에도 화분 옆에서도 반짝인다여기 거실에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일기를 쓴다고이 시간에 앉아 있는 일은 없었던 것 같지만괜찮네 춥지도않고..멍뭉이도 제 집에서 편안히 잘 수도있고..가끔 여기를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별빛 같다.예뻐.. 요란하지도 않고..미니 트리가 반짝반짝 반짝...  작은 아이가 집에 오면 가까이 있는 큰아이에게 늘 전화를 한다.바쁘지 않으면 밥 같이 먹자고..언제 건 어느 때 건출근하는 날이 아니면 아이는 늘 함께한다..

금요일 밤

눈이 살짝 지나간 밤이다.작은아이가 집에 왔다.지금은 여자 친구랑 통화 중이어서 자리 비켜 주었다.저 눈사람을 보면 귀엽다.못생긴 귀여움이 있다.이 계절에 저만큼 어울리는 인형이 또 있을까 싶다.큰 아이는 열심히 일하고 있겠지...그냥 일기가 안 써지는 밤이네뭐라 뭐라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아이 방 문틈사이로흘러나온다.뭐라는지 들리지도 않는데 신경이 거기로 자꾸 가는 모양이다.그러니 이렇게 일기가 안 써지지..그만 접고 들어가 자야지 싶다....

그냥

실수는 할 수있다말이든일이든관계든실수가그사람의본모습이라판단하기는부족하다특히말 실수는머리나마음을거치지 않고취향이나호불호가다듬어지지 않는 표현으로상처에 모래알처럼콕 박히기도 하지만그냥 그건 예고없이 튕겨와 박힌 모래알일뿐굳이 사과하거나바로잡지 않아도 그만인아무것도 아닌 것구석에 먼지 쌓이 듯쌓아 둘 필요는 없다말안하고 살 수 없고시시때때로 조심할수도 없고되짚어 점검 하기도 쉽지 않으니반복 되거나의도 되어진게 아니라면잊어달라잊어줄께내가 편해서니가 편해서부담없이 주절 거리다언어를 다루는 기술 부족으로잠시 삐끗 했음이니내 뜻없는 지적질이나니 생각없는 비교질이나일상중에 자연스레 쌓이는먼지 같은 것후욱 입김 한방으로해결되는 그런 것청소 했는데머리카락 한 올이 눈에 들어온다창 닦았는데걸레자국이 햇살에 그림처럼선명하다살..

그냥 2025.01.03

햇살 좋은 날~

생각이 많은 아침입니다.생각이 무거워 한참이나 이불속에서 뒤척이다가마지못해 일어나 앉았습니다.햇살이 쨍하니 창문을 채우며 놀리듯 들여다보고 있어서더 이상은 아니다 싶었기 때문입니다.생각이 생각을 낫고 생각이 생각을 덮고생각이 생각을 누르고 생각이 생각을 부풀려솜털같은 마음은 이미 씨앗처럼 웅크리고 있습니다.그래 씨앗.......웅크리고 있지만 새로운 시작을 말하는 씨앗....겨울 속에 꽃을 들여다 보고.. 들어 올린 화분의 무게가 가벼우면물을 채워줍니다.잘 모르겠더라구요. 어떤 아이가 물이 고픈지.. 어떤 아이가 괜찮은지 그래서 무조건 들어 봅니다.손으로 꾸욱 눌러 습기를 확인하는 걸로는 확신이 서지 않아 들어 보면가볍게 들어 올려지는 아이들에게 우선 물을 줍니다.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는 제법 건강한 모..

2025.1.1

새해 첫날아침 마이산에나 다녀올까 하고 나가면서 알아보니도립공원이라 애완견 출입금지라는 거다.차를 돌려 엄마네로 가는 길에 가깝고도 먼 ~ 내장산거기는 국립공원에 속해 더 멍뭉이를 데려갈 수 없는 곳이라드라이브 한 바퀴 돌았다.차창밖에 펼쳐진 풍경은 겨울이다.겨울 같지 않은 겨울이어서 눈은 오자마자 하루를 못 넘기고 녹아 버리는 요즘눈 보기가 우리 막둥이 얼굴 보기만큼 어렵다도로 양 옆으로 쌓여있는 눈들이 반갑고 예쁘다.엄마네서 도란도란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점심 맛난거 먹으러 나가자 하는 걸 엄마가마침 등갈비김치찜 해놓았다며 집에서 먹자 하셔서오랜만에 엄마 밥 먹었다.늘 먹는 엄마표 김치에 김치찜인데우리집에서 먹는 것보다 왜 엄마네서 먹으면 더 맛이 날까?엄마가 해 주시는 밥 때문인가 싶다.지난 ..

15분 남았네..

딱 30분 남았네2024년 올 한 해도..가만히 생각해 보면 간간히 버겁고간간히 힘들고 간간히 아프고간간히 휘둘렸지만특별히 힘들거나버겁거나 아팠던 적은없었던 한 해였다.물론 비도 내리고돌풍도 불고눈보라도 쳐댔지만인생 살면서 쨍한 날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니됐다.새해에는 큰아이 건강하고작은아이 행복하고남편 별일 없고엄마도 현상유지 하셨으면 좋겠다.나도 이 정도면 좋을 것 같다.더 좋으면 좋겠지만내 좋은 기운 있거든내 아이들에게 골고루 나눠 줄 수 있음 더 좋겠다.  아침에 눈 떠서 폰 들여다보고 있으면거실서 소리 낮춰 텔레비전 보고 있던 남편이 깨우면겨우 일어났다는 듯 일어나 아침 챙겨같이 먹고남편이 챙겨주는 약 먹고...남편 출근하고 나면..날 따듯한 계절에는 꽃밭으로 마당으로 날 추운 계절에는 따끈한 ..

똑딱 똑딱

똑 딱 똑 딱탁상시계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똑딱 같기도제 깍 제깍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곧 열 시 반이 되겠구먼~열심히 쉬지 않고 일해주는 시간이 있어이렇게 어제 같은 오늘이 오늘 같은 또 내일이 흘러 흘러과거가 되고 미래가 현재가 되어 물 흐르듯 흘러가겠지.사는 게 참 허무하다는 생각..시끄러운 세상 속에 메말라 버린 계절 속에 느껴지는 한 줄기 찬바람 같은 것인지도모르겠다 살아간다는 것은..그래도 별 일 없이 그럭저럭 살다가 나 떠나야 하는 날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준비하고 떠날 수 있으면 큰 복이지 싶은 마음....세상은 시끄럽고계절은 메말랐고나는 어지럽다.한약 덕을 보는지..살이 좀 붙었나?손목에 올라앉은 스마트워치 줄이 답답하게 느껴지네딱 맞는 거 불편해서 좀 헐렁하다 싶게 하는데어제오늘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