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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이

집안이티브이 소리로 쿵쾅 거리는 날은내 컨디션이 아주 좋거나남편과 삐그덕 거리거나습관적으로 소리를 키우는 남편과그 소리의 크기만큼 고슴도치가 되어가는 나모르는 걸까 모르는 척 하는걸까못느끼는 것이겠이소리가 크다는 것을엇저녁뒷정리를 하고 들어 와 보니남편이 등을 돌리고 졸고 있다옆에 앉으며 테레비 돌려도 돼,? 하니그러란다채널 돌리고 있는데 멍뭉이가 뭔가 찾는데 없으니 끙끙 거리며 남편 베개를 긁어댄다뭐 찾아 ? 거기 암것도 없어 하며 살짝 베개 귀퉁이 들어 보여줘도 끙끙이불 이쪽 저쪽을 들추어 봐도 보이지 않는 멍뭉이 애착인형몇 번 이불이 들추어지니 뭐라하는 남편미안 멍뭉이가 뭘 찾아서 했더니코 좀 그만 먹어라 듣기싫어 죽겠네 하는데 서운함이 폭발했다자기는 감기 걸렸을 때 안 그랬어! 알았어 미안해 나갈..

빗소리가 듣기 좋은 밤이다.

괜히 답답한 밤초저녁에 내리던 비가 아직 내리고 있을까 싶어현관문을 열고 나갔다.빗소리 보다 먼저 다가오는 바람, 비 묻은 바람..우와 바람도 부네...잠깐 의자에 앉았다가 낮에 널어놓은 처마 밑에 빨래가생각이 났다.이 바람과 이 빗소리면 다시 젖겠구나 싶어 걷어 들이는데 무겁다... 한쪽 팔에 차곡 차곡 걷어 올린 아쉽게 마른빨래의 무게에 당황하며 어찌 어찌 현관문 안으로 들어왔다.건조기에 밀어 넣어놓고..건조기 일 시켜 놓았으니 금방 뽀송해지겠지...다시 현관 밖에 나가 앉아 있는데 시원하긴 하다.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은 잠시 춥다.감기 기운에 콧물 찍~ 만 아니면 그래도 계속 앉아 있고 싶은유혹을 떨쳐 버리고 오랜만에 골방에 들어  와 앉았다.창문 열어놓으니 바람은 느껴지지 않고아쉬운 데로 빗소..

흐린날

비가 내린다더니 비는 내리지 않고 날만 흐렸다.이 집에서 배달음식이라고는 중화요리 시켜 먹는게다였다.그것도 아주아주 오래전에..며칠 전부터 배달어플에 쿠폰이 만료된다는 알림이 자꾸 떠서작은아이 뭐 하나 시켜줄까..했더니 괜찮다 해서우리집도 되나 싶어 주문 해 봤더니 된다네~ ㅎ많이 걸리겠지. 했는데 십팔분만에 도착했다.우와..이 시골에서도 이런 배달 속도라니...너무너무 신기했다.한식 도시락..남편이랑 둘이 앉아 배 불리 먹었다.너무 신기하더라고 나는 편하고 좋다고 말하고남편은 좀 비싼 거 아니냐고 말하고..나중에 아프면 죽도 시켜 먹어도 되겠네..라고 나 아플 때~치킨도 시켜 먹어도 되겠어..싶었다.이런 시골에 이런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니 신기하다.어쨋건 맛있게 먹었다.

비가 내리는 밤

낮에 전해들은 비소식이 궁금해 창을 여니금방 내리기 시작한 빗물이 가로등불에 작은별이된. 듯 반짝인다간만에 반가운 비다이 깊은 밤 내리는 비에도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음이 느껴진다더 반가운 느낌이다아침에 운동하러 갔다가 주차장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봄까치 꽃보다 더 반가웠던 사람마음의 거리가 20년은 된 것 같다실질적인 거리는 차로 십분?아니 오분어쩌면 그렇게 한 번을 우연히도 볼 수 없었을까삼십대에 어울어져 살다가어찌어찌 그 그룹에서 우리 부부만 빠져. 나오면서 그렇게 됐었는데그렇다고 이렇게 못 만나고 살게 될 줄은 몰랐다또 그냥 흘러가게 두느냐 안부 묻고 사느냐는 내 하기에 달렸다두고 볼 일이다

봄까치 꽃이 피었다.

날이 제법 풀렸다.바람도 좀 얌전해진 것 같고 우선은 기온이 올라가니 바람이 날 뛰어도 철부지 어린아이 장난 같다.산책 나가는 길에봄날 같아서 가벼워진 내 옷 옷을 벗어던지고지 털옷만 입은 멍뭉이가벼운 걸음으로 걷다가 혹시? 싶어 햇살이 잘 드는 곳을 살피니이렇게 예쁜 봄까치 꽃이 반갑게도 피었다.봄까치 꽃이라 더 반갑다.봄이 멀지 않았다는 말이잖아. 봄은 어떻게든 오고 있는 것이다. 엄마 목소리가 조금 갈라지는가 싶어 물었더니텃밭에 풀도 뽑고, 마늘사이에 있는 풀도 뽑으시고마늘에 비료도 뿌렸다고 하신다.벌써 일 시작하느냐 물었더니살살 시작해야지~ 하신다.감자도 심어야고, 마늘 관리도 해야 하고 풀도 뽑아야 한다고..우리 집 텃밭에도 풀이 제법 있는데 지금부터 뽑아야 하는 게 맞나 보다.나는 더 따듯해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지는..

밤이 깊어가고 있는 탓일까?작은 세상에 들어 와 열흘 째 살고 있는 구피들의 움직임이 보이질 않는다.불 꺼진 거실.. 어두운 세상 저 작은 생명들도 어둠이 깊으면 본능적으로움직임을 줄이는 걸까?어디 숨었는지 숨을 곳도 없는 작은 어항 속에서보이질 않더니식탁등을 밝혀 놓고 한참을 들여다보니 살근살근움직임이 조금 있다.자는데 누가 불켰어! 눈부시잖어 투정하는 것 같다미안 잠깐 일기만 쓰고 불 끌게~ 점심에 짜장 먹으러 갔다.사실 나는 짜장을 먹지 않는다.언제부터 안 먹었는지는 기억이 없다.아주 오래전에는 마트에서 춘장을 사다가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까마득하다.중화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기본적으로 기름기 많은 음식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 듯싶다.그래도 가끔 가..

지난밤에 내린 눈

아침에 일어나면 창밖을 내다본다.밤새 마당은 잘 있었는지 혹시 많이 추워 창에 성애는 끼지 않았는지습관적으로 내다본 오늘 아침의 세상은온통 하얗다.눈 내린다는 소식이 없었는데... 눈이 왔네..송이송이 곱게도 쌓여있다.아마도 지난 깊은 밤 너도 자고 나도 자고 멍뭉이도 자는 틈에 누구도 모르게다만 가로등 불빛이 내려앉는 마당에 골목에박꽃만 한 눈송이가 곱게도 쏟아졌던 모양이다.곱게 내려앉아 쌓이는 모습이 보이기라도 하듯가만가만 쌓여있다. 눈송이들이..발자국 콕콕 찍으며 남편이 나갔다.출근하는 남편 뒤로 흩어진 허물들을 정리하고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갈까... 하다가 뜨개를 잡았다.오랜만이 일찍 일어난 탓에 몸이 무겁기는 했지만내린 눈이... 이쁘게도 쌓인 눈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노트북이나 열어볼까?아니야...

폰을 바꿨다.

겨울바다가 폰 잠금화면이었다.십 수년 전에 갔던 추암이었던 것 같다.바다를 좋아하는데 자주 가지 못하니..그것도 동해쪽은 더 그러하니 늘 동경이었고그래서 잠금화면이 그 바다가 고정이었는데어느 날 어떤 감성에서였는지 흑백으로 설정을 해 놓았었다.뭔가 아련한 추억 속의 바다 같은 그 느낌..오늘 폰을 바꾸었다.자급제폰을 구입해서 바꿨는데세상이 좋아져서 설정에서 배경화면이나 잠금화면까지그대로 옮겨진다는..보안이 중요시 되는 몇몇 어플만 빼고는 그대로여서별로 손 볼게 없었다.그토록 오래 가지고 있던 잠금화면이 흑백인 것이산뜻한 새 폰에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아서 원본으로 복원해 놨는데정신 사나운 거야..화질이 너무 좋아진 탓인가?그렇게도 좋아 보였던 생동하는 겨울바다의 맑은 파도가정신없어 보여... 이 뭐지? 싶..

한의원 다녀왔다.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투명해 보여서 뒤집어 보지 않아도 보이는 비닐 가방 같은먼저 다가와 주고먼저 선입견 없이 대해 주었던..너희가 인생을 뭐 알아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맘고생 하나는 둘이 핑퐁 하면 좋을 만큼너나 나나였던...그래서 겉보다는 속이 더 많이 상한..물론 겉도 똑같이 수숫대 같은...그런 사람..그렇게 속 끓이고 살았는데도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신기한..난 나는.. 많이 뒤틀려 있는데 놀라울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그냥 좋았다.비슷해서 좋았고,색안경 끼지 않고 그냥 너는 나보다 더 고생했네....말해주어서 고맙고..언니는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았어요... 하며소름 돋아가며 옛이야기를 주고받았던..지난 늦은 겨울 직접 만든 생강차를 선물했었다.고마워서 어찌할 줄 모르시더라..